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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석권의 오페라 따라잡기] 푸쉬킨의 시문소설 <에브게니 오네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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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작성일20-07-19 20:59 조회2,093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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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석권과 함께 오페라 따라잡기

메트로폴리탄 오페라하우스-푸쉬킨의 시문소설 에브게니 오네긴

동아대학교 의과대학 교수 김석권

그랜드오페라단 후원회장

 
뉴욕 링컨센터 내의 메트로폴리탄 오페라 하우스는 미국이 자랑하는 세계 최고의 오페라 공연장 중의 하나이다. 1880년 아카데미 오브 뮤직 이라는 명칭으로 착공하여 1883년 10월에 완공되었으며 개장공연으로 구노의 <파우스트>를 선택하여 그 화려한 막을 올렸다. 외부 모습은 유럽의 유수한 오페라하우스와는 달리 현대식 건축물로 다소 밋밋하긴 해도 전 층을 아우르는 5개의 높은 아치형 창틀을 통해 금빛 조명의 찬란한 내부모습을 바라볼 수 있다.
 내부의 속살을 드러낸 오페라 하우스는 마르크 샤갈의 두 벽화를 유리창 너머로 볼 수 있어 관객을 유혹하기에 충분하다


 
전 세계의 초일류 성악가와 오케스트라 단원 그리고 지휘자, 연출가들을 한꺼번에 모을 수 있는 오페라 하우스로 그 힘을 느낄 수 있고 이를 통해 초호화 무대를 관객들에게 자랑한다. 이 메트로폴리탄 오페라에 캐스팅 되는 순간 그 성악가는 단번에 세계의 명가수 대열에 합류하게 됨으로써 그들의 명성을 확인하게 된다. 1967년 9월에 신축된 링컨센터의 대극장으로 메트로폴리탄 오페라가 이전하여 매년 250회의 오페라와 발레 공연이 이루어지고 있으며 3,800명을 수용할 수 있는 이 대극장은 최고의 설비, 음향효과 등 가극장으로서의 모든 요건을 완벽하게 갖추고 있다. 이 무대를 거쳐간 지휘자들도 당대 최고의 전설적이라 할 만한데 구스타폰 말러, 아르투로 토스카니니, 조지 셀, 제임스 레바인, 발레리 게르키에프 등을 들 수 있다.
나는 1997년 3월부터 3개월간 뉴욕대 (NYU)의 맥카시 교수의 초청으로 성형외과에서 연구원으로 일한 적이 있었다. 그 기간 동안 나는 뉴욕의 모든 문화를 체험해 보기로 하였다.
 
링컨센터의 메트로폴리탄 오페라와 아메리칸 발레, 뉴욕 필라모니 오케스트라의 에버리 피셔 연주홀, 시티 오페라와 발레단, 그리고 카네기홀, 브로드웨이의 뮤지컬 극장, 메트로폴리탄 박물관, 뉴욕 현대 미술관, 구겐하임 박물관 등을 매주 빠지지 않고 속속들이 섭렵할 수 있었다.
 
<에브게니 오네긴>은 푸쉬킨의 운문체 시문소설로 러시아 최초의 리얼리즘 문학이다. 푸쉬킨의 원본 <에브게니 오네긴>을 차이코프스키 자신과 콘스탄틴 쉴로브스키가 각색한 대본으로 하여 차이코프스키가 작곡한 것이 오페라 <에브게니 오네긴>이다. 한국에서는 2010년 한러 수교 20주년을 기념하여 한러 오페라단에서 공연한바 있다.
 
오페라 <에브게니 오네긴>은 낭만적인 서정성 때문에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고 있는데 회화적인 색채를 풍성하게 담은 차이코프스키 특유의 아름다운 선율, 원작에서 비롯된 소박한 극적요소로 인해 대중의 사랑을 받고 있을 뿐만 아니라, 러시아 고유의 민족적 시정의 강한 호소력을 지니고 있어 러시아의 3대 오페라로 손꼽히고 있다. 차이코프스키는 이 작품을 오페라이기 보다는 <3막의 서정적 정경>이라고 생각 하였다고 한다.
 
메트로폴리탄 오페라하우스의 명물중 하나인 샹들리에가 바닥으로부터 서서히 올라가 천장에 고정되자 막이 올랐다. 라리나 부인의 집 정원, 가을저녁이다. 무대 위의 나무에서 단풍이 떨어져 낙엽이 수북이 쌓이고 타찌야나와 올가 자매가 ‘들렸을까 밤 꾀꼬리의 울음소리가’를 이중창으로 노래하고 있다. 딸들의 노래 소리를 듣고 라리나 부인은 젊은 시절이 생각나 늙은 유모에게 꿈 많던 처녀시절과 결혼생활을 회상하며 얘기한다. 농부들이 밀 집단을 들고 찾아오자 그들을 대접하고 모두 즐겁게 ‘조그만 다리 위에서’라는 민요풍 합창을 부르며 춤을 춘다. 언니 타찌야나는 별 말이 없는 내성적인 성격인데 반해 동생 올가는 쾌활한 미인이다. 몽상에 잠기기를 좋아하고 책 읽기를 즐기는 타찌야나는 연애소설을 읽은 탓에 공상에 잠겨 있는데 올가의 약혼자 렌스키가 친구 오네긴과 함께 찾아온다. 이상주의 기질이 농후한 렌스키는 ‘그대를 사랑하오 올가’를 부르며 올가에 대한 깊은 사랑을 노래한다. 오네긴은 페테르부르크의 사교계에 깊이 빠져있을 동안, 젊은 나이에 이미 인생에 지쳐 버린 채 유산으로 물려받은 이 시골 숙부의 영지에 내려온 것이다. 오네긴은 타찌야나를 소개받고 이야기를 나눈다. 타찌야나는 바이론적인 우수를 풍기는 야릇한 도회지 풍의 오네긴에게 마음을 빼앗긴다.
 
그들이 돌아간 후 사랑에 빠진 타찌야나는 잠을 이루지 못하다가 유모에게 오네긴을 사랑한다고 털어 놓는다. 그리고는 유모를 졸라 그녀가 옛날 시집가던 때의 이야기를 듣는다. 타찌야나는 처음 느껴본 첫 사랑의 아픔을 가누지 못해 오네긴에게 긴 편지를 쓰며 불타는 마음을 담기 시작한다. ‘어떻게 되든 괜찮아요. 허나 먼저 황홀한 기대를 품고 어두운 행복에 호소해 봅니다. 저는 삶의 기쁨을 맛보고 싶습니다....’ 라고 시작하는 ‘편지의 아리아’이다. 어느듯 동이 터오고 타찌야나는 그 편지를 오네긴에게 보내달라고 유모에게 부탁한다.
 
아름다운 소녀들이 ‘딸기 따는 노래’를 부르고 있다. 오네긴이 찾아온 것을 알고 타찌야나는 불안하여 정원으로 피해 나오자 곧 뒤따라 나온 오네긴이 그녀에게 보내는 답장을 차가운 목소리로 읊는다. ‘나는 가정의 행복 따위에는 관심이 없고 결혼하기에는 부족한 사람이오, 오빠 같은 사랑으로 당신을 대하겠소. 경솔한 짓은 불행의 씨앗, 스스로를 억제하는 법을 배우시오.’라고 노래하자 타찌야나는 치욕과 절망을 온 몸으로 느끼며 처연한 심정이 된다.
 
막이 바뀌어 라리나의 연회장이다. 영명일 축하연에 정장을 한 하객들이 모여 춤을 추고 있는데 오네긴은 부인들이 춤을 추며 자신에게 수군대자 불쾌감을 감추지 못한다. 자기를 연회장에 초대한 렌스키에게 화풀이라도 하듯이 계속 올가에게 춤을 추자고 추근거린다. 활달한 성격에 애교가 넘치는 올가는 거리낌 없이 응하자 렌스키는 불안하고 초조해진다. 라리나의 집안 가정교사가 ‘타찌야나에게 바치는 찬가’를 노래하고 다시 마주르키가 연주되자 오네긴은 올가와 또다시 춤을 춘다. 화가 난 렌스키는 드디어 오네긴과 한바탕하고 장갑을 벗어던지며 결투를 신청한다. 렌스키는 올가에게 ‘나의 천사여 당신을 저속한 유혹자에게서 지켜야 하니까’를 노래하며 자리를 떠나고 일동은 축하연이 뜻밖의 결과에 놀라며 망연자실한다.
 
동이 틀 무렵 물방앗간 앞에서 렌스키는 오네긴이 오기를 초조하게 기다리며 갈등을 하고 있다. ‘어디로, 어디로 멀리 가버렸는가. 나의 황금의 시절들이여’를 노래하며 올가에 대한 사랑을 뼈저리게 호소하고 있는데 얼마 후 오네긴이 도착한다. 둘은 친구가 적으로 바뀐 서글픈 사연을 이중창으로 노래한 후 권총을 잡고 마주선다. 총소리가 나고 렌스키가 쓰러진다. 오네긴은 ‘죽었다’고 중얼거리며 넋을 잃고 서있다. 이것은 훗날 작가 푸쉬킨 자신의 죽음을 예견하는 듯한 장면이다.
제 3막으로 넘어가고 페테르부르크의 그레민 공작의 무도회장이다.
 
화려한 무도회가 폴로네즈곡에 따라 넘실댄다. 오랜 여행에서 돌아온 오네긴이 나타나 아리아 ‘어디를 가도 편안함은 없고 여전히 따분해’라고 뇌까린다. 주의 사람들은 오네긴을 경멸하듯 그에게 차가운 눈초리를 보낸다. 그때 그레민 공작이 타찌야나를 대동하고 등장한다. 타찌야나는 그레민 공작과 결혼하고 사교계의 당당한 여왕이 되어 있다.
 
오네긴은 그녀가 그레민 공작과 결혼한 사실을 알고 놀란다. 오네긴 앞에서 공작은 아내에 대한 사랑을 ‘사랑은 나이와 아무 관계가 없다네’라고 노래한다. 타찌야나는 오네긴을 소개 받지만 아무런 반응이 없다. 오네긴의 가슴에는 뒤늦게 타오르는 사랑의 불길을 느끼고 ‘아, 의심할 것 없이 나는 사랑에 빠졌네’하고 간절한 노래를 부른다.
 
그레민 공작 댁의 객실에서 타찌야나는 오네긴의 편지를 받아들고 눈물에 젖어 있다. 뜻밖에 다시 만나게 되고 간절한 사랑의 호소에 처녀 때처럼 마음이 흔들린 것이다. 이어 오네긴이 들어와 무릎을 꿇는다. 타찌야나는 숨김없이 자신의 마음을 털어 놓는다. ‘제 어린 시절의 사랑에 대해 당신은 너무나도 당당한 태도였습니다. 그런데 어째서 지금 하찮은 감정의 노예가 되었습니까?’ 진심으로 사랑한다는 오네긴 앞에 ‘행복은 그토록 가까이에 있었습니다. 지금도 당신을 사랑합니다만 저는 이미 결혼한 몸. 남편에게 정조를 지키겠습니다.’ 라고 단호하게 그의 요청을 뿌리치고 나가버린다. 오네긴은 모욕과 절망을 맛보며 ‘이 치욕! 참담한 운명!’이라며 절규한다.
 
이날 안토니오 파파노의 지휘는 차이코프스키 음악의 서정을 절제된 감정으로 매우 잘 표현하였고 무대미술과 연출 역시 또한 추억과 쓸쓸함을 충분히 느끼도록 해주었다. 타찌야나역의 갈리나 고르차코바, 올가역의 마리안나 타라소바, 오네긴역의 블라디미르 체르노프, 렌스키역의 네일 쉬코프 등 러시아 성악가들이 주축을 이루어 서정적 오페라의 묘미를 관객들에게 선사해 준 훌륭한 공연이었다.
 
러시아 근대시의 태양이라고 일컬어지는 알렉산드로 푸쉬킨은 러시아인들이 가장 존경하고 사랑하는 문학가 중의 한 사람이다. 그의 아내 나탈리아 푸쉬키나는 매우 아름다웠지만 그녀 동생의 남편인 네덜란드 외교관 단테스 남작과 염문이 나서 러시아 사교계에 소문이 퍼지게 되었다. 결국 푸쉬킨의 귀에도 들어갔고 격분한 푸쉬킨은 단테스에게 결투를 신청하였으나 단테스가 쏜 총알에 치명상을 입고 불과 38세의 젊은 나이에 요절하고 말았다. 만약 아내가 자신을 속였을지라도 슬퍼하거나 노여워하지 않았더라면 그는 비극적인 죽음을 맞이하지는 않았을 것이고 전 세계 독자들은 주옥같은 그의 작품을 더 많이 즐길 수 있었을 것이다.
 
 
 
* 오페라 상식: 카바티나와 카발레타
 
18세기에서 19세기 초반 이탈리아 오페라에서는 이른바 2중 아리아가 크게 유행하였다. 즉 두 개의 아리아가 연이어 나오는 것이다. 보통 처음 것은 카바티나 그리고 나중 것은 카발레타라고 불러서, 카바티나-카발레타 양식이라고도 한다.
그중에서 먼저 불리는 ‘카바티나Cavatina는 서정적이고 감상적이며 느린 편이다. 또한 카바티나는 악구를 두 번 반복하지 않는 것이 보통이다. 이어서 불리는 ’카발레타Cabaletta는 간결하고 단순하며 보다 빠르고 화려하거나 격정적이다.
 
카발레타는 보통 두 번 반복된다. 두 번째 악구에서는 화려한 콜로라투라 기교가 첨가된 경우가 많거나, 혹은 그렇지 않더라도 가수가 실력을 과시하기 위하여 어느 정도 기교를 가미하는 것도 허용된다. 카바티나와 카발레타는 연이어서 불리기도 하지만, 중간에 다른 출연자가 상황의 변화를 알리는 돌출적인 방해에 의해서 나누어지는 경우가 더 많다. 독창의 경우라도 카발레타에서는 합창이나 다른 성악가들의 앙상블이 가세되기도 하고, 드물게는 카바티나를 부른 가수가 아닌 다른 사람이 받아서 카발레타를 부르기도 한다.
 
카바티나-카발레타 양식의 대표적인 경우는 《라 트라비아타》중 비올레타가 부르는 카바티나 <아, 그이인가>와 카발레타 <언제나 자유롭게>나, 《일 트로바토레》중에서 만리코가 부르는 카바티나 <사랑스런 그대여>와 카발레타 <저 타오르는 불꽃을 보라>를 들 수 있다. 드물게 2중 아리아 사이에 다른 곡이 끼어 들어서 더욱 장대한 3중 아리아가 되는 경우도 있는데, 대부분 프리마 돈나가 죽기 직전에 부르는 극적인 피날레 장면에서 사용하였다. 도니체티의 《안나 볼레나》나 《마리아 스투아르다》의 마지막 장면은 3중 아리아 구조로 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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